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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들어

베스트키드

by grace. 2010. 6. 26.

맥스무비=김규한 기자]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중국으로 이민을 오게 된 외톨이 소년 드레(제이든 스미스 분)에게 삶은 잿빛에 가깝다. 아파트 관리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Mr.한(성룡 분)을 만나기 전까지 소년은 자신을 보호할 힘도 용기도 없었다. 매일의 삶이 버겁고, 힘들었다.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지만 그에게 손을 내민 사람은 많지 않았다.

1984년 개봉해 인기를 끈 동명작품을 리메이크한 <베스트 키드>는 순수한 열정을 간직한 주인공이 그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길을 발견하면서,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는 전형적인 성장영화다. 한의 강인한 모습에 매료된 소년은 ‘쿵푸’에 무한한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쿵푸로 다시 태어날 자신을 꿈꾼다. 소년이 쿵푸를 통해 참다운 자아를 찾는 과정이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전개된다. 후반부 쿵푸대회에서 펼쳐지는 아이들의 대결 장면은 오락영화가 지녀야 할 미덕을 최대한 발휘한다.

왕따를 당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왕따를 시키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전자 쪽에 서 있는 소년이 쿵푸의 마스터가 된다는 설정만으로도 <베스트 키드>는 충분히 흥미롭다. 억지 감동을 유발해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지 않으면서 고급스런 감동을 전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았던 소년, 그는 어떻게 보면 어른들보다 훨씬 나은 소년이다. 이 소년이야말로 정상에 설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영화는 소년의 가슴속에 새겨진 유년의 상처와 그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성장의 모습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소년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자기가 하려는 것에 끝없이 도전한다. 적도 감동해 결국 그의 지친 어깨를 다독여준다. 소년과 한이 친구가 된 이유는, 그들에게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소년은 쿵푸를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을 배운다. 자칫 우울하게 빠질 수 있는 이야기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경쾌하고 유쾌하게 끌어간 것이 돋보인다. 원작의 각본을 쓴 로버트 마크 케이먼과 크리스토퍼 머피가 만든 새로운 스토리 안에서 해럴드 즈워트 감독은 홍콩 무술영화의 장점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안에 제대로 녹여낸다.

주인공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 <베스트 키드>가 그렇다. 영화의 재미는 소년이 무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특히 도드라진다. 인생의 지혜를 쌓아온 무술고수 한이 소년에게 던지는 대사는 생각해볼 거리를 던진다. 아이들이 본다면 ‘드레’의 현실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고, 어른이 본다면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된 학창 시절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순수함과 함께 용기가 드러나는 눈빛을 지닌 제이든 스미스는 서툴긴 해도 극중 캐릭터와 너무 잘 어울린다. 아역 배우들이 자칫 범하기 쉬운 오버 연기를 배제한 탓에 드레의 당차고 명랑한 모습은 인위적인 냄새를 풍기지 않는다.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진지한 정극 연기에 도전한 성룡의 카리스마는 언제 봐도 빛난다. 다른 배우가 연기했으면 진부했을 대사조차도, 성룡이라는 배우를 거쳐서 나오게 되면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만날 수 없는 올 여름 온 가족이 보기 좋은 영화로 <베스트 키드>를 적극 추천한다.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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